무제
중1 때 정도로 기억한다.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학원에 들렸다가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중이었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좌석 대비 손님이 아주 조금 더 많았고, 덕분에 나는 서서 오는 중이었다. 버스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중이었고, 멍하니 딴 생각을 하며 창밖을 바라보던 내 앞에 한 여학생이 나타났다. 옆에 들어온 버스에 타고 있던 그 처자는 당연히 처음 보는 사람이었고, 그녀 역시 자리가 없어서 서서 창밖을 바라보는 중이었으리라. 묘하게 버스 동선이 겹치면서 눈과 눈이 마주쳤다.이런 식으로 지나가는 행인과 눈이 마주치는 경우는 의외로 종종 일어난다. 더군다나 나는 사람을 쳐다볼 때 바로 시선이 상대방의 눈으로 가는 습관이 있는지라 더욱 그렇다. 그리고, 이렇게 우연히 눈을 마주치면 바로 눈을 다른데로 돌려서 시선을 피하는게 일반적 대처 방법이기도 하다.그런데 그 날은 달랐다. 보통때같으면 바로 시선을 돌렸겠지만 그 여학생이 입고 있는 교복이 내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 교복인 것을 확인하고 약간 놀라는 동안 시선을 돌릴 타이밍을 놓쳤다. 하지만 보통 시선을 돌리는 행위는 나 뿐만이 아니라 상대방도 그렇게 하기 마련인데, 그 여학생도 곧이곧대로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오기가 붙었다. 이대로 눈을 돌리면 지는 것 같았다. 질 수 없다. 같은 학교 여학생이면 나이도 같다는 건데(신규 개교학교라 1학년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 또한 그 여학생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여학생, 마찬가지로 고개 안 돌린다. 시선도 내 눈에 고정되어 있다. 그러기를 몇 분, 직진-좌회전 신호가 동시에 떨어지고 내가 탄 버스는 좌회전을, 그 여학생이 탄 버스는 직진을 시작했다. 버스가 움직이면서 거리는 멀어졌지만 우리는 안 보이게 될 때까지 서로를 노려봤다. 그 날 생긴 의문은 십수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내 평생 그 의문의 답이 해결되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그날 그 일은 대체 뭐였을까?
-----------------------------------------지하철 반대편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는 갑자기 예전 기억이 나서 혼자 피식 웃는다.위 작품은 픽션이 아니며,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 사건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임을 밝힌다.
-----------------------------------------지하철 반대편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는 갑자기 예전 기억이 나서 혼자 피식 웃는다.위 작품은 픽션이 아니며,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등은 모두 실제 사건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임을 밝힌다.
Daily Note
2010/06/24 13:45
